미정작가님 안녕하세요
지난 화요일에 전시 잘 보았습니다!
전시를 보던 ‘그 날’에 관련하여 짧게 메세지 드립니다.
2022년 첫 전시관람에 기분 좋은 설렘으로 가득한 마음으로 입장했습니다.
제일 먼저 저를 반겨주신 작가님의 하얀 체온기가 꼼꼼한 방역지침을 보여주더군요!
(그날 들뜬 마음에 체온이 약간 높긴 했지만요)
곧이어 전시 준비를 하러 들어가신 작가님과 그 사이에 하얀 벽이 기대감과 궁금증을 자아내었습니다.
이 벽 너머에 작가님의 전시 공간이 있구나, 저 너머에서는 어떤 준비가 오갈까!
기대와 설렘으로 관람을 시작한 전시 < <-화,>>
약 30여분의 퍼포먼스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더라구요.
퍼포머가 오브제와 함께 서로 기대며 꼿꼿하게 서 있는 모습과 그러한 모습이 그대로 비취진 그림자.
그 그림자를 보며 오래 전 밤, 사람의 그림자를 가진 플라타너스의 나무가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나무 오브제와 퍼포머의 빈 여백이 만들어낸 새로운 공간들, 어느 하나 같은 형태가 없던 그 공간들이
분명 비어있지만 무엇인가로 채워져 있는 것 같았어요,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 채워짐은 작가님의 묘한 힘이겠지요 여백마저 채워져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로에게 기대고 있는, 사실은 서로에게 기대지 않았던.
퍼포먼스가 끝나고, 작가님의 그간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지더라구요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떤 생각과 마음이였는지,
퍼포먼스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등
작가님과 이야기를 하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는 관람객이 아니라 사실은 이 전시의 히든 퍼포머가 아닐였을까 하는 그런 기분 좋은 생각!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내 스스로가 뭔가 된 것 같은 기분 좋은 생각으로 하루를 보낸 <화->요일 밤이였습니다.
좋은 전시를 볼 수 있게 기회를 준 수건과화환도!
그 전시를 본인의 생각으로 가득 채워준 작가님도!
일등공신 퍼포머님도!
정말 감사합니다 🙂
그리고 작가님의 전시는 어디든 남아있어요.
그냥 지나쳤던 거리에디에든지!
2월 8일 관람자, 익명